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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6 19: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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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自慢)해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固執)함을 뜻하는 강퍅자용(剛愎自用)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宣公) 12년에서 볼 수 있다.

 

진(晉) 나라와 초(楚) 나라가 패권을 다투고 있던 때 두 나라의 틈에 있던 정(鄭) 나라는 약소국이었으므로 항상 두 나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었다.

 

기원전 597년 여름 초(楚) 나라 장왕(莊王)은 구실을 만들어 친히 군대를 이끌고 진(晉) 나라와 우호적인 관계에 있던 정 나라를 향해 진격했고 정 나라는 결사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정 나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진 나라 군대는 순임보(荀林父)를 중군 대장으로 선곡을 부장군으로 사회(士會)를 상군 대장으로 진군해 황하 부근에 이르러서 정 나라가 이미 초 나라에게 항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순임보는 장수들을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는데 대부분 순임보의 생각처럼 상황이 종료돼 초 나라 군대가 철수한 이상 진 나라 군대도 철수하자는 의견이었으며 상군 대장 사회(士會)는 철군에 동의하며 전세(戰勢)를 ‘군사를 씀에는 틈을 보아 출동시키라고 했으며 초 나라의 우익군은 대장이 탄 전차를 끄는 말의 방향에 따라 진격하고, 좌익군은 풀을 모아 숙위(宿衛)할 준비를 하며, 띠(茅)로 깃발을 삼은 전군(前軍)은 적의 복병을 없애기 위해 진군하고, 중군은 싸움의 계략을 꾸미며, 후군은 정예부대로 후미를 단단히 지키고 있는데 사정이 좋음을 보고 진격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물러난다는 것은 용병의 바른 원칙이며(見可而進 知難而退 軍之善政也) 약한 자를 쳐서 빼앗고, 어지러운 자를 공격한다는 것은 전쟁 상의 좋은 원칙이니 장군께서는 잠시 우리 군사를 정비해 무력의 충실을 꾀하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그런데 부장군 선곡은 이런 말은 아예 듣지도 않고 강경하게 반대하고 나서며 ‘나는 죽어도 패업을 포기할 수 없으며 지금 그대들은 적들이 강하다는 말을 듣고 철수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대장부다운 행위가 아니’라며 그는 지휘에도 따르지 않고 직접 자기가 이끌던 군대를 데리고 강을 건너 초 나라 군대를 추격했다.

 

일이 이쯤 되자 순임보도 어쩔 수가 없어 전군(全軍)에 그의 뒤를 따라 전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마침 철수하고 있던 초 나라 군대는 진 나라 군대의 추격 소식을 듣고 초 나라 군대는 대부(大夫) 오삼(伍參)은 돌아서서 진 나라 군대를 공격하자고 했고 영윤(令尹) 손숙오(孫叔敖)는 싸우지 말고 계속 철군하자고 했다.

 

그러자 오삼이 초 나라 장왕에게 자신의 분석과 의견을 말하길 ‘진 나라 군대의 순임보는 새로 임명된 장군이라 그의 위엄과 신망이 그다지 높지 않으며 부장군 선곡은 고집이 세고 모질어서 명령을 따르려 하지 않으니 돌아가서 공격한다면 크게 이길 것’이라 말했다.

 

오삼의 분석에 따라 초 나라 왕은 손숙오에게 군대를 돌려 진 나라 군대와 싸우게 한 결과는 초 나라가 대승(大勝)을 거뒀다.

 

진 나라 경공(景公)은 패전하고 돌아온 중군 대장 순임보(荀林父)의 관직을 박탈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죽겠다는 그를 사형에 처할 준비를 하자 대부 사정자(士貞子)가 간언을 하고 나서며 ‘문공(文公) 때 우리나라가 초 나라와 성복에서 싸워 크게 이긴 적이 있는데 문공께서는 근심하는 얼굴을 보이시자 좌우의 신하들이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두시고 무슨 걱정이라도 있느냐고 그 까닭을 묻자 문공께서는 초 나라에 득신(得臣)이라는 재상이 아직 살아 있기 때문으로 짐승도 곤경에 빠지면 죽을힘을 다해 싸우는 것인데 하물며 한 나라의 재상임에 다시 말 할 것이 있겠소(困獸猶鬪 況國相乎)라고 말씀하셨고 후에 문공께서는 득신이 군사를 철수시키는 도중에 초 나라 성왕의 명을 받고 자살했다는 소리를 듣고 웃으시며 후환이 없어졌구나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초 나라 성왕이 득신을 죽인 것은 초 나라에게는 패배이고 진 나라에게는 승리와 같으며 왕께서 순임보를 죽이시는 것은 곧 초 나라의 승리이고 우리에게는 패배이며 순임보는 이미 여러 차례 공을 세운 바 있으며 지금은 자신의 잘못된 점을 바로 잡고 고치기에 마음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진 경공은 사정자의 권고를 듣고 다시 순임보의 관직을 복귀시켰다.

 

오늘의 한자

 

剛 : 굳셀 강, 愎 : 괴퍅할 퍅, 自 : 스스로 자, 用 : 쓸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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